LG화학이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에서 각광받는 탄소나노튜브(CNT; Carbon Nanotube) 생산물량을 대거 늘린다. 특히 배터리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충남 대산에 CNT 4공장 착공에 나섰다고 5월 31일 밝혔다. 4공장 생산능력은 연 3200톤이며, 2025년 가동이 목표다.

LG화학이 여수에 증설한 CNT 3공장 1200톤도 최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증설로 LG화학 생산능력은 총 2900톤이며, 4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6100톤이 된다.

CNT는 전기와 열 전도율이 구리 및 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소재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트레이에 CNT를 적용하면 우수한 전기 전도성을 기반으로 고온을 견디고 분진, 전자파, 정전기 등을 차단할 수 있다. 배터리셀에는 이온 전도도를 높여 충방전 효율을 증가시키는 도전재로 활용된다. 이번 증설도 LG에너지솔루션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CNT를 양극 도전재로 사용하면 기존의 카본블랙 대비 약 10% 이상 높은 전도도를 구현해 도전재 사용량을 약 30% 줄이고, 그만큼을 양극재로 더 채워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또한 음극재 및 리튬황·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전지 분야에서도 CNT가 주력 도전재로 검토되고 있다.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유동층 반응기로 생산라인당 연간 최대 600톤까지 CNT 양산이 가능하다. 이는 단일라인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또한 독자기술 기반의 코발트(Co)계 촉매를 사용해 배터리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성이물 함량을 낮춰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구현했다.

글로벌 CNT 수요는 지난해 1만4000톤에서 2030년 9만5000톤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용 CNT는 2030년 약 3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올 1월부터 새로운 CNT 용도 개발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고 전기차 배터리 외 다양한 분야로 CNT 신규 판매를 적극 늘려가고 있다. 최근 CNT를 첨가해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정전도장 플라스틱을 만들어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 3종의 프런트 펜더(휀다)에 공급을 시작했다. 또한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에 전자파 차폐 흡수 용도로 CNT를 공급하고 있다.

씨스켐닷컴(202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