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은 석유화학 및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그간 쌓은 사업 수행 경험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 기회를 선점할 방침이다. 디벨로퍼란 프로젝트의 발굴, 기획, 지분투자, 금융조달, 건설, 운영 및 관리까지 사업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개발사업자를 의미한다.

대림산업은 지난 40여년 동안 국내에서 석유화학 공장을 운영하며 전문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해외에서도 원자력, 석탄화력, LNG, 수력, 바이오매스 발전소까지 다양한 에너지 발전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태국 PTT 글로벌 케미칼(PTTGlobal Chemical)의 미국 자회사(PTTGC America)와 공동으로 미국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회사가 이 같은 계약을 체결 할 수 있던 배경엔 석유화학시장에서 회사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회사는 기초유화부터 합성수지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회사는 지난 2015년 루브리졸과(Lubrizol) 폴리부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석유화학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에 석유화학 기술을 수출했다.

당시 대림산업이 수출한 폴리부텐 라이선스는 단일 공장에서 범용 폴리부텐과 고반응성 폴리부텐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저가의 C4잔사유를 활용해 고반응성 폴리부텐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기술은 2010년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은 올해 말까지 PTT사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에탄을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에탄분해공장(ECC) 및 폴리에틸렌 생산공장을 건설해 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미국에 석유화학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할 경우 회사는 나프타에서 에틸렌을 생산하는 국내 공장과 더불어 두 곳의 화학단지를 동시에 운영하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측 관계자는 "석유화학부문에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의 YNCC 공장을 포함해 총 345만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보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대림산업은 미국 단지를 발판으로 진입장벽과 높은 운송비 부담으로 시도하지 못했던 유럽과 북, 남미 시장을 차례로 공략할 계획이다.

회사는 동남아, 인도, 중남미 등 신흥 시장 중심으로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회사는 에너지 사업을 회사의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잡았다. 최근엔 2013년 설립한 대림에너지를 통해 국내와 해외에서 다양한 민자발전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실제 대림사업은 같은 해 호주 퀸즐랜드 주에 위치한 851㎿ 밀머란 석탄화력발전소 지분을 인수하면서 해외 에너지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3월에는 대림에너지가 개발한 파키스탄 하와(HAWA) 풍력발전소가 상업운전에 돌입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차츰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발전소는 연간 약 204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파키스탄 중앙전력구매공사와 전력 구매 계약을 맺어 향후 20년간 전력을 판매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대림산업이 직접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건설까지 담당한 민자 발전소 2곳이 상업운전에 들어가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2015년 대림은 경기도 포천시에 1560MW의 규모의 포천복합화력발전소를 세웠고, 올해 3월에는 경기도 평택시에 대림에너지가 대주주로 참여한 포승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대림에너지는 프로젝트 개발부터 금융 주선, 시운전 등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O&M도 자체 수행해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일 것"이라며 "지금은 직접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연료 조달, 발전소 유지·보수, 효율적인 전력 공급 등 노하우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씨스켐닷컴(2018-08-24)